"19세기 교육으로 21세기 인재 만들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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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교육으로 21세기 인재 만들 수 없죠"

대안학교관리자 0 1072

“지금의 교육체계는 19세기 근대 시대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대량생산에 필요한 산업 인력을 키우고 분업하고 분류하는 데 

적합한 인재를 키우는 게 목적이죠. 융합형 인재가 필요한 21세기 교육에는 맞지 않는 것들입니다. 교육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미래 학교 ‘신나는학교’를 이끌고 있는 하태욱(51) 교장은 15일 경기도 안성수덕원에서 서울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속출하는 건 학생이 아닌 학교 탓”이라며 이제는 교육도 패러다임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교장은 연세대 교육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은 후 런던대 교육사회학 석사, 킹스칼리지런던 대학원 박사 과정을 거친 국내 몇 

안 되는 대안 교육 전문가다. 건신대학원대에서 조교수로 활동하면서 국내 처음으로 대안교육학과를 만들어 10년간 이끌어 오기도 했다.

그가 신나는학교를 맡게 된 것은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대안학교가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하 교장은 “대안학교 하면 기존 교육에 

부적응한 아이를 보내는 곳 정도로 오해를 하고 있다. 학교에는 문제가 없는데 아이들이 문제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라며 “과연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시대에 뒤떨어진 학교가 문제일까 되짚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안은 학생이 모든 것을 주도하고 학교는 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 기존의 국어·영어·수학과 같은 과목별 수업은 이 학교에서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학생들이 ‘우리 동네 바로 알기’ ‘우주탐험’ 같은 주제를 정하면 서로 관련 자료를 찾고 토론하며 결론을 도출한다. 

교사들은 학습 방향과 모자란 부분들을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 교장은 “학교에서 미적분을 배우지만 그것을 어디에 쓰는지 아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학교가 ‘수포자’를 양산하는 셈”이라며 “아이들이 자기 삶 속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도록 스스로 수업을 기획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 주도의 학교 운영은 개학 전 오리엔테이션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기존 학교의 오리엔테이션은 학교가 기획하지만 여기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든 것을 결정했다. 교장이라고 예외는 없었다. “오리엔테이션 때 학교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5분만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3분밖에 주지 않더군요. 어쩔 수 없었죠.”
 

교사의 역할을 간과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다. 이전에는 국·영·수 같은 한 교과목만 잘 가르치면 끝났지만 이 학교에서는 

교과목이라는 것 자체가 없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 신나는학교로 발령받은 교사들이 충격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 교장은 “우리 학교에서 

필요한 교사의 역할은 학생들에게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라며 “학생들을 잘 볼 수 있는 ‘눈 밝은’ 교사, 편향성에 

빠지지 않으면서 융합하고 협업할 줄 아는 그런 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나는학교에서 교사를 ‘티처(teacher)’가 아니라 ‘코디네이터(coordinator)’

라 부르는 이유다.

신나는학교에는 학년과 학급이 없다. 대신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총 30명이 어울림 1단계, 새울림 2단계로 나뉘어 ‘짝샘’이라 불리는 

멘토 역할의 교사들과 토론하고 탐구한다. 하 교장은 “학생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는 누구이며 세상은 어떤 곳이고 나는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를 

찾아가게 된다”며 “결국 최종 단계인 새울림 단계의 학생들에 의해 학교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나는학교를 통해 교육에 대한 새로운 눈을 떴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을 들고 나왔을 때 모두가 비웃었지만 결국 

세상을 완전히 바꿔 놓았듯이 교육도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시스템이 바뀌면 학생도 변할 수 있다고 할 게 아니라 학생이 바뀌어서 

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세상이 바뀌었다. 학교를 지식을 전달하는 ‘파이프라인’에서 모든 것이 융합되는 ‘플랫폼’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출처 : 서울경제(https://www.sedaily.com/NewsVIew/263FELKVGN)